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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1 음악춘추 9월호 춘추초대 / 임채문 더블베이시스트

2021-11-02

춘추초대

2021 제12회 BMIMF 콘체르토 컴피티션 본선 진출자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

뮌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아카데미 단원이 들려주는 더블베이스의 매력

 

세계적인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돋움이 될 부산마루국제음악제(BMIMF) 콘체르토 컴피티션에 역량 있는 음악인들이 참여했다. 영 아티스트 부문(경연일 기준 만 19세 이하)과 아티스트 부문(경연일 기준 만 20세 이상 만 35세 미만)으로 구분되어 진행이 되었다. 그중 예선을 통과한 플루티스트 이현주,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 플루티스트 류지원, 피아니스트 김찬이, 피아니스트 이정혁, 바이올리니스트 문시은, 마림비스트 강윤서가 오는 9월 15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리는 ‘2021 BMIMF 콘체르토 컴피티션 갈라 콘서트’에서 지휘자 김경희가 이끄는 서울챔버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추며 본선 경합을 벌인다. 본선 진출자 중 전체대상은 상금 2,000,000원 및 증서를 수혜 받는 영예를 얻으며 1등상, 2등상, 3등상, 특별상도 준비되어 있다.

이번 무대에서 G.Bottesini의 「Concerto for Double Bass No.2 in B Minor 1st mov.」를 연주하는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의 본선 진출 소감을 들어보았다.

 

본선 진출 소감

더블베이스가 오케스트라에선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악기지만 솔로 연주에서는 아직도 비주류 악기, 어려운 악기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1미터가 넘는 줄의 길이 때문에 다른 악기들처럼 화려한 테크닉을 구현하기엔 물리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렇기에 같은 악기끼리가 아닌 전체 악기에서의 경쟁은 늘 저희 더블베이시스트에게 부담되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렇게 본선에 진출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하지만 더블베이스의 매력과 흥미로움을 더 잘 전달하고 싶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작은 부담도 가지고 있습니다.

 

참가 계기

코로나19 사태로 안타깝게도 많은 연주가 축소, 취소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저 역시 예정되어 있던 연주가 취소되거나 무관중 연주 등으로 전환되는 등 이 사태를 피부로 느끼며 관객과 소통, 교감하는 무대에 대한 갈증은 더 커져갔습니다.

또한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무대는 언제나 소중하고 즐겁다고 생각하기에 BMIMF 콘체르토 컴피티션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곡 선정 이유

듣기엔 편안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는 다르게 연주하는 입장에서는 쉴 새 없이 저음부터 고음까지 도약하며 다양하고 어려운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아주 까다로운 곡입니다. 그럼에도 보테시니 콘체르토 2번은 오디션, 솔로 연주, 협연 등의 무대에서 제가 가장 즐겨 연주합니다. 한 달 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칼 플래시 아카데미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더블베이스 제1수석 얀네 삭살라와 함께 이 곡을 심도 있게 공부하였고, 바덴바덴 필하모닉과의 협연자로 선정되어 연주함과 동시에 상임지휘자가 지정하는 특별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차츰 이 곡에 대해 자신있어 하고 애착 있다는 것을 느꼈고 이러한 경험들로 만들어낸 제 음악을 한국에서 관객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어 이 곡을 선정하였습니다.

 

연습 방향

더블베이스는 저음악기이다 보니 특히 협연 무대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소리에 묻혀 소리가 밖으로 뻗어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주자가 연주하기에 편안하고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닌 제일 뒷자리 관객석까지 잘 전달될 수 있는 단단하고 풍부한 소리를 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습했습니다.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에서는 한 달에 두 번 큰 홀에서 연주를 하고 선생님들은 관객석 끝에 앉아 심사위원이 되어 코멘트를 주며 레슨을 받는 시간이 있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칭찬받을 것 같았지만 잘 들리지 않고 음악이 하나도 전달이 안 된 적도 많았고 찍어 놓은 동영상을 들어보고, 다른 친구들의 연주도 앞에서, 뒤에서 들어가며 소리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더블베이스 선생님들과 함께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가 없던 날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홀에 가서 서로 돌아가며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관객석 1층, 2층, 3층을 돌아다니며 들어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연주자는 악기에 딱 붙어서 소리를 듣고, 관객은 많게는 수십 미터 먼 곳에서 듣기에 연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느낀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긴장감 극복 방법

몇 년 전까지도 저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음악을 관둘까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100을 준비한 후 60,70을 연주했으면 긴장해서 잘 못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겠는데 100을 준비한 후 20,30 밖에 연주를 못하니 자괴감이 들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더 부담이 되고 어느 순간 무대 공포증이 생겨서 아주 작은 무대에라도 올라가기만 하면 겁에 질려 덜덜 떨기만 했습니다. 3년 전 일본 세이지 오자와 뮤직 아카데미 오디션에서 어쩐 일인지 떨지 않고 저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수석으로 합격했습니다. 5줄이 넘게 오보에와 더블베이스 수석의 솔로로 시작되는 라벨의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의 첫 리허설 날 모든 단원들이 ‘쟤가 일본 애들을 떨어뜨리고 된 첫 한국인 베이스 수석이래’, ‘얼마나 잘하길래?’ 등 기대와 날카로움이 섞인 눈빛으로 저에게 시선 집중된 상황에서 너무 떨려 솔로를 3번이나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에도 일본 투어 전에 있던 9번의 리허설에서 단 한 번도 성공적으로 연주하지 못했고, 저에게 수석솔로를 맡기지 않고 선생님이 급하게 투입될 것이냐, 다른 객원을 부를 것이냐, 다른 단원 친구가 할 것이냐 등 회의까지 열렸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더블베이스 강사였던 히로시 이케마츠 선생님(스페르거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수석, 동경예대 교수)께서 ‘난 오디션에서 너의 자신 있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너를 뽑았다. 채문, 네가 그 모습처럼, 아니 더 좋은 모습으로 연주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아무것도 생각 말고 음악에만 집중해라.’라며 저에게 연주를 맡기셨고 그 후의 모든 투어에서 거짓말처럼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연주를 마쳤습니다. 마지막 연주 후 히로시 선생님이 저를 꼭 안아주는데 정말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고, 제 음악 인생이 바뀐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잘 할 수 있을지, 틀리면 어쩌지 등 그 어떤 모든 생각을 접고 오로지 다음 마디에 나올 소리와 프레이즈에만 집중했을 때 긴장하지 않고 다른 세계에 다녀온 것처럼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후, 첼로 강사였던 전 예일대 교수 사다오 하라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1985년에 생긴 후로 더블베이스로써는 최초로 세이지 오자와 챔버뮤직 아카데미에도 참여하였고 점점 자신감을 가지며 음악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감상 포인트

보테시니 콘체르토 2번은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하고, 더블베이스가 솔로 연주를 한다는 느낌보다 계속해서 멜로디를 주고받으며 소프라노와 테너가 질문과 답을 주고 듯이 듀오 연주처럼 연주됩니다. 지휘자를 통해 계속해서 오케스트라와 교감하고 함께 연주한 후, 카덴차가 나왔을 때 솔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폭발할듯한 테크닉과 정열적인 멜로디, 리듬이 이 곡의 감상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감상하신다면 더 재미를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

뮌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아카데미 단원으로서의 첫 시즌이 시작됩니다. 사이먼 래틀,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이반 피셔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의 연주가 예정되어 있고, 베를린에서 지휘자 이승원과 함께 하는 한독협회 주최 한반도 평화음악회, 슈베르트의 송어 등 한국과 독일에서 오케스트라, 실내악, 솔로 등 다양한 연주를 할 예정입니다.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은 울산예술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 후, 현재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일찍이 부산음악협회 콩쿠르 1위 및 전체 차상을 수상, 부산마루국제음악제 라이징 스타에 선정되었으며, 미국 Brookline Symphony Orchestra 협주곡 콩쿠르 Honorable Mention, KCO(구, 서울바로크합주단)콩쿠르, 음악저널 콩쿠르 한국콘트라바쓰협회 콩쿠르 실내악 부문 등에서 입상하였고 영산아트홀 실내악 콩쿠르 전체 대상, 바덴바덴 필하모닉 상임지휘자가 지정하는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더 스트링스 챔버 오케스트라, 울산시립교향악단, 제주도립교향악단, 독일 바덴바덴 필하모닉과 협연하였고, 일본 Seiji Ozawa Music Academy 수석, Seiji Ozawa Matsumoto Festival, Ozawa International Chamber Music Academy 더블베이스 최초 수료, 스페인 Galicia Graves Double Bass Festival, 캐나다 Orford Music Festival Academy, 독일 Carl Flesch Academy에 참여하였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음악학교, 독일 젊은 미술가 협회 박람회에서 초청 연주를 하였으며, 오케스트라 연주자로서는 정명훈의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 독일 Kaiserslautern Pfalztheater 연수단원을 역임하였고, KBS교향악단, 과천시립교향악단, 충북도립교향악단, 제주도립교향악단, 독일 Neue Philharmonie Berlin, TIMF앙상블 등에서 객원 연주를 하였다. 한국에서 장현민, 김창호, 신인선, 장승호를 사사하였으며 Pablo Santa Cruz, Heinrich Braun, Wies de Boeve, Philipp Stubenrauch를 사사 중이다. 또한 Janusz Widzyk, Michael Karg, Janne Saksala, Matthew McDonald, Gunars Upatnieks, Otto Tolonen, Joel Quarrington, Giuseppe Ettorre, Hiroshi Ikematsu, Shigeru Ishikawa 등 세계적인 연주자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했다.

현재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서 아카데미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https://blog.daum.net/chunchu8/1090